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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카메라

오래된 카메라 하나 흰 머리가 부쩍 는거 보니 너도 나이를 먹었구나 서랍속 깊은 곳에서 누구에게도 닿을리 없던 꺼내달라는 너의 울음 소리 소중했던 순간 하나하나  네 몸안에 박아 넣으며 언제든 꺼내 볼 수 있게 언제라도 잊지 않도록 나의 작은 위로와 기쁨이 되어 주던 너 시간 조차  추억 조차 사치로 전락해버린 지금 슬픔 조차 아픔 조차 기록 하기 싫어져 오랫동안 너를 외롭게 만들었구나 이 순간이 지나가면 그때 다시 너를 찾으련다. 매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질 그날이  만약 온다면

2025.04.11

# NPC

게임 좋아해?  내가 오래전부터 하던 게임이 있거든? 게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같이 사냥도하고 마치 현실처럼 대화도하고 하루종일 있었던 썰도 풀면서 뭔가 게임이 재밌다기보다는 그냥 그게 재밌었던 것같아.  그런데 언젠가부터 사람들과의 대화보다 NPC와의 대화가 더많아지고 사냥보다는 퀘스트가 더 많아져서 유저끼리 대화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더라구 내가 왜 이 몬스터를 잡는지도 모르고 내가 왜 이 게임을 하는지도 잊은채 그냥 늘 하던거니까  안하면 안될것 같으니까 아무 생각없이 마우스만 잡고 있는거야 수백번 반복했던 경험때문에 눈 감고도 사냥 할 수 있는  고랩이 되었지만 그 시절 같이 웃고 떠들며  함께 했던 그때가 더 재밌었던것 같아 많이 그립기도 해.

2025.04.11

# 괜찮아?

'늦어서 미안해' '아니 괜찮아' 정말 괜찮은 줄 알았다. '아깐 미안했어' '아냐 괜찮아' 정말 그런줄 알았다. '괜찮아? 내가 좀 심했지?' '괜찮아' 점점 그녀의 말이 줄어갔다. '괜찮아?' '...' 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이미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괜찮아... 좋은사람 만나' 그 동안 괜찮지 않았을 그녀의 마지막 괜찮다는 말에  더 이상 괜찮냐고 물을 수 없었다.  '괜찮아...' 나에게 건네는 울음섞인 인사밖에는...

2025.04.11

# 나는 개발자다.

나는 개발자다 하고싶은 것이 많았던 나는 개발자다 코드 한줄 쓰기 어려운 나는 개발자다 가야할 곳을 잃어버린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며 오늘 하루도 그렇게 지나간다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음에도 해낼 수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키보드에 손을 올린체 아무런 미동조차 없이  조용히 눈을 감는다.  보고싶은이 떠나간 사람 울고 웃던 지난날 지금 나의 인생 처럼 주마등 같이 흘러간다 한 순간 순간 소중했던 지금과 다를것 없던 시간들.  소중함에 가치가 뒤틀려 버린것일까 더이상 무엇을 하고싶은지 더이상 무엇을 해야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 조차 무색해 굳이 찾지 않는다. 발작스런 뒤틀림에 놀라 눈을 뜨고 그렇게 나의 어둠속 영화는  막을 내린다.  시계를 바라보니 어느덧 퇴근시간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자리에..

2025.04.11

# 미래의 나를 만났다.

GPT가 나에게 문제를 냈어.문제 내용은 이래.---------------------------------------------------------------------- 너는 어느 날 **완벽하게 너와 동일한 또 다른 "너"**를 마주친다.기억, 생김새, 성격, 말투, 심지어 당신의 과거 경험까지 전부 공유한 존재.차이점은 단 하나—그는 너보다 “선택을 빠르게, 정확하게” 내린다.그리고 당신보다 항상 한 걸음 앞서 있는 판단을 한다.어느 날, 당신을 찾아온 이 복제-너가 이렇게 말한다:“너는 원래 나였어.내가 너보다 낫다는 건,네가 너 자신에게 지쳤다는 증거야.이제 나한테 넘겨.너는 그냥 쉬어.”-----------------------------------------------------------..

2025.04.11

# 고장난 시계

약속 시간에 늦어 버렸어. 시간과 약속은 항상 붙어다니지. 이상할건 없어, 어차피 시간이란 결국 모든 사람들의 약속이니까. 침 하나, 숫자 하나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약속들. 그리고 시간에 쫓겨 숨고를 틈도 없이 나를 더 바쁜 일상으로 밀어넣는 문. 어느날, 갑자기 모든 시계가 고장나 버린다면 어떨까? 더 이상 쫓길 일 없이 편안할까? 느러지게 자면서 24시간에 맞춰진 틀이아닌 나만의 시계를 돌려가며 어떨때는 좀 느리게... 어떨때는 좀더 빠르게...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네. 다만, 나만의 시간 속에 그녀는 없겠지... 나만의 시간 속에 그곳은 없을꺼야... 추억도, 기억도, 함께할 이도 나만의 시간속엔 존재 하지 않을거야 만나고 싶어도 서로다른 시간속에 만날 수 없고..

2025.04.10

# 담배

누군가 애기했어.'담배를 피는이유? 남자의 한숨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정말 멋진 말이지 않아?  오늘도 저 말을 되뇌이며 출근과 동시에 흡연실로 들어갔어.  칙.. 칙..  불이 잘 붙지 않는 라이터에 조금 짜증이나서 담배를 문 입술위로 자그마한 주름이 생기더니 결국 눈썹까지 들썩거렸지. 치이익.. 담배에 불을 가져다 대고 빨아들이자 연기가 천천히 피어났어. 후우우..  춥지도 않은데 입에선 입김이 나기 시작 했어. 내뿜은 연기가 뿌연 안개처럼 퍼지기 시작하는거야.  쉼, 기억, 추억 그리고 풀 타는 냄새 난 이 냄새를 좋아해. 이 냄새는 나를 이 냄새가 났던 그 곳으로, 이 냄새는 나를 이 냄새와 함께했던 이들이 있던 그 장면 으로, 이 냄새는 나를 이 냄새를 함께 울고 웃던 그 시간으로 잠..

2025.04.10

# 듣고있니

어둠이 내린 이 거리밤 공기 마저 차가웁 구나 널 만난 그 시절 그 순간그 날도 지금처럼 차가 웠던가 아니 그 날을 난 기억 한단다 거리에 수 많은 별빛과온몸을 감싸는 따스함 그래  그게 널 만난 그날의기억 이란다. 웃는 널 보며 세상을 가졌고우는 널 보며세상을 잃었고 날 보며 안기는 널 보며날 찾는 널 보며삶의 이유를 깨달 았는데 무엇도 해주지 못해서무엇도 남기지 못해서 나 없는 세상에 혼자 남게 해 둬서그게 내가 해준 마지막 선물 이라서 눈물이 앞을 가려쉽게 눈 도 감지 못해서 한 줌 가루되어 날리면네 맘 얼마나 더 아플지 그 생각 하나 하나에가슴이 미어져 아프지 마라슬프지 마라나 없이도 항상 행복하거라 소리 쳐도 듣지 못 할 말넌 듣고 있을까 미안 하다고마 웠다행복 해라 이렇게 소리치 건만 해주고 ..

2025.04.10

# 집으로 가는 길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한 밤이었어.  구름까지 껴서 전혀 앞을 볼 수 없었지. 내가 지금 어딜 걷고 있는건지 어디까지 왔는지 전혀 알수 없는 상태로 걷고 또 걸었지. 이유는 없었어.  그냥 집에가서 쉬고 싶었거든.  그렇게 걷다보니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나뭇가지에 긁혀 찢어지고 걷고 걷다 앞을 바라봤을때 어둠끝에 희미한 불빛 하나가 보이더라.  '저기다!' 어디서 나온 확신이었을까? 우리집에서 나온 불빛이라고 확신한 나는 뛰기 시작했어.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여전히 작은 불빛말고는 보이지 않지만 그 불빛이 세어나오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뛰었어. 불빛에 다다랏을때.  역시 우리집이 맞았어.  드디어 도착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는 웃으며 현관을 열었지.  '꼴이 이게 뭐야?'  여기저..

2025.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