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시 4

# 주인 잃은 배

갈곳을 잃었다. 망망대해로 호기롭게 출항 하던 그 위상은 바람에 찢겨진 돛과 이미 지쳐버린 선원들로 이미 사라져 버린지 오래 고인 물을 퍼내려는자 찢어진 돛을 부여잡고 우는자 그리고 키를 잡은 선장 수 많은 항해속에서 그는 이미 느겼으리라 이 배는 더이상 가망이 없음을 점점 가라앉는 배를 보며 시린 한숨을 내 뱉었을때 실날같은 희망도 더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이렇게 죽는 법은 없다며 바다로 뛰어든 선장 선원들은 점점 멀어져 가는 선장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다. - 이번 항해는 수백번의 항해 경험이 있는 나를 믿고... - 선장이 항해전 했던 말이었다.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 더이상 버텨줄 이가 없다. 그를 믿고 배에 몸을 실은 선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그렇게... 그렇게... 바..

2025.05.07

# 버려진 우산

필요없다고 버린건 나였다. 몸이젖지 않게 빗물을 막아주던 고마움도 자신을 적셔 나를 지켜주던 그 희생도 해가 짱짱한날 모두 잊혀져 어딘지도 모를 곳에 두고왔다. 우산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내일 비가온데 젖으면 안되잖아 감기 걸릴라 자기가 젖는건 안중에도 없이 그렇게 나를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나는 그런 우산을 그렇게 방치했다. 그래선 안되는 거였다.

2025.04.17

# 오래된카메라

오래된 카메라 하나 흰 머리가 부쩍 는거 보니 너도 나이를 먹었구나 서랍속 깊은 곳에서 누구에게도 닿을리 없던 꺼내달라는 너의 울음 소리 소중했던 순간 하나하나  네 몸안에 박아 넣으며 언제든 꺼내 볼 수 있게 언제라도 잊지 않도록 나의 작은 위로와 기쁨이 되어 주던 너 시간 조차  추억 조차 사치로 전락해버린 지금 슬픔 조차 아픔 조차 기록 하기 싫어져 오랫동안 너를 외롭게 만들었구나 이 순간이 지나가면 그때 다시 너를 찾으련다. 매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질 그날이  만약 온다면

2025.04.11

# 나는 개발자다.

나는 개발자다 하고싶은 것이 많았던 나는 개발자다 코드 한줄 쓰기 어려운 나는 개발자다 가야할 곳을 잃어버린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며 오늘 하루도 그렇게 지나간다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음에도 해낼 수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키보드에 손을 올린체 아무런 미동조차 없이  조용히 눈을 감는다.  보고싶은이 떠나간 사람 울고 웃던 지난날 지금 나의 인생 처럼 주마등 같이 흘러간다 한 순간 순간 소중했던 지금과 다를것 없던 시간들.  소중함에 가치가 뒤틀려 버린것일까 더이상 무엇을 하고싶은지 더이상 무엇을 해야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 조차 무색해 굳이 찾지 않는다. 발작스런 뒤틀림에 놀라 눈을 뜨고 그렇게 나의 어둠속 영화는  막을 내린다.  시계를 바라보니 어느덧 퇴근시간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자리에..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