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어가는 국 그릇 발밑에 뜨거운 불을 두고 그 고통을 참아가며 너무 과하면 넘쳐 버릴까 너무 버티면 사라져 버릴까 적당히, 그러나 완벽하게 그 모순적인 상황에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싸움을 하며 수천번을 속으로 외치고 자신을 다그친 끝에 결국 그렇게 끓어 올랐으리라. 발밑에 불은 꺼지고 오색찬란한 식탁위에서 더이상은 뜨겁지 않고 화려함과 편안함에 익숙해져 뜨거운 한숨을 내쉬며 이제야 한껏 풀어진다. 점점 식어가는 자신은 끝끝내 알아채지 못한채. 시 2025.04.28
# 교통체증 꽉막힌 출근길 도로에 가득찬 차들에 숨이막혀 물 한잔과 함께 숨을 내뱉는다. 8시 15분 지각일까? 애타는 마음과 달리 멈춰버린 페달과 함께 차는 움직일 생각조차 않는다. 움직이는 차들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조금씩 느리게 그리고 천천히 그렇게 그들과 함께 앞으로 전진한다. 다시 멈춰버린 차 답답함에 연 창문으로 향긋한 풀냄새와 바람냄새에 살며시 눈을 감는다. 지저귀는 새소리 성난 경적소리 그리고 따뜻한 햇살 지각 이라는 것이 교통체증이라는 것이 꼭 나쁜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시 2025.04.24
# 엘리베이터 - 문이 닫힙니다. - 조그만 상자 속에 몸을 싣고아래로 좀 더 아래로 낯선 공간 낯선 사람몇 분 안되는 짧은 시간안으로 밖으로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에내가 갈 곳과 같음을 알고누르지 않았다.이미 들어온 빨간불 1층에서 많은 사람이 내렸다.점점 더 지하로 내려간다.밑으로 더욱 밑으로 많은 사람들이 내린 덕에 오래 걸리지 않았다.이곳까지 오는 데는. 눈앞에 문이 열리고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나에게 건네는 한마디 희망을 뒤로한 채 - 올라갑니다. - 시 202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