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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려진 우산

필요없다고 버린건 나였다. 몸이젖지 않게 빗물을 막아주던 고마움도 자신을 적셔 나를 지켜주던 그 희생도 해가 짱짱한날 모두 잊혀져 어딘지도 모를 곳에 두고왔다. 우산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내일 비가온데 젖으면 안되잖아 감기 걸릴라 자기가 젖는건 안중에도 없이 그렇게 나를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나는 그런 우산을 그렇게 방치했다. 그래선 안되는 거였다.

2025.04.17

# 인생이라는 술 상 앞에서

할 줄 아는 게 많다는 건 볼 줄 아는 것도 많다는 거고, 볼 줄 아는 게 많다는 건 느낄 줄 아는 것도 많다는 거지. 그래서 인생을 사는 순간순간이 채찍이고, 고통이며, 슬픔이자 아픔이야. 물론, 행복한 순간도 있었지.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면 정작 그때는 내가 행복한지 모르고 살아. 그냥 버티는 거야. 살아남기 바빠서. 그러다 한참 지나고 나서야 ‘아… 그때가 행복했었구나’ 싶은 거지. 하지만 그 깨달음은 항상 쓴술 한 잔과 함께 삼켜져. 그리고 눈앞에 놓인 건 말라 비틀어진 안주 한 접시뿐이야. 물을 붓는다 해도 다시 살아날 리 없는... 그래도 괜찮아. 이 안주와 술만 다 먹어버리면 또 다른 술상을 차릴 수 있으니까. 그때는, 진짜 웃으면서 맛있게, 즐겁게 식사하면 돼. “저번 건 너무 짜고 쓰더라..

2025.04.17

# 게임속 현실

현실이 게임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어? 가끔 뭔가 하려다, 갑자기 멈칫하며 드는 생각 있잖아. "어?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이게 맞나?" 그게 그냥 내 마음의 소리일까? 만약 현실이 게임이라면 말이야. 그 순간은, 유저가 이미 마우스를 눌렀고, 나는 그대로 행동을 시작한 거야. 근데 그때, 유저가 당황하며 외치는 거지. "어? 이게 아닌데…" 그 짧은 소리의 파장이, 의식이라는 이름으로 나에게 투영된 건 아닐까. 나는 캐릭터일 뿐이고, 그 짧은 멈칫은, 밖에서 날 조종하는 유저의 마음일지도 몰라.

2025.04.17

# 아무도 듣지 못했다.

수백번 수천번을 마음으로 말했다. 단 하루도 빠짐없이. 그렇게 울고 또 울었다. 그저 일어 난다는 것이 발걸음을 내 딛는다는 것이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다가왔다. 살아야 했기에 버텨야 했기에 누구도 나를 대신 살아 줄 수 없기에 죽을힘을 다해 겨우 일어섰다. 그런나를 보며 누군가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왜 뛰지 않느냐고 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 목소리는 내 울음은 내 노력은 아무에게도 닿지 않았다. 그들이 보는 보여지는 내가 그들에겐 나의 전부였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누구에게도 닿지못할 울음을 토해내며

2025.04.16

# 엘리베이터

- 문이 닫힙니다. - 조그만 상자 속에 몸을 싣고아래로 좀 더 아래로 낯선 공간 낯선 사람몇 분 안되는 짧은 시간안으로 밖으로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에내가 갈 곳과 같음을 알고누르지 않았다.이미 들어온 빨간불 1층에서 많은 사람이 내렸다.점점 더 지하로 내려간다.밑으로 더욱 밑으로 많은 사람들이 내린 덕에 오래 걸리지 않았다.이곳까지 오는 데는. 눈앞에 문이 열리고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나에게 건네는 한마디 희망을 뒤로한 채 - 올라갑니다. -

202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