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 3

# 식어가는 국 그릇

발밑에 뜨거운 불을 두고 그 고통을 참아가며 너무 과하면 넘쳐 버릴까 너무 버티면 사라져 버릴까 적당히, 그러나 완벽하게 그 모순적인 상황에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싸움을 하며 수천번을 속으로 외치고 자신을 다그친 끝에 결국 그렇게 끓어 올랐으리라. 발밑에 불은 꺼지고 오색찬란한 식탁위에서 더이상은 뜨겁지 않고 화려함과 편안함에 익숙해져 뜨거운 한숨을 내쉬며 이제야 한껏 풀어진다. 점점 식어가는 자신은 끝끝내 알아채지 못한채.

2025.04.28

# 민들레 (부제 : 민들레의 기도)

언제부터인지 모르겟다. 이곳에 숨어 산게. 부끄러웠다. 땅위로 고개를 내 밀었을 때 주위 활짝 핀 꽃들을 보며 몇개 되지않는 이파리가 전부인 내가. 꽃을 피웠을 때. 꽃들에게 너무 당연한 그 꽃잎을 활짝 펼쳐대며 뽐내고 또 뽐냈다. 화려했던 순간도 잠시 머리가 하얗게 희어 한때는 꽃을 피웠다는 말도 한때는 화려했다는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곳에 내가 있었다는 초라해진 내모습 밖에는 세 찬 바람이 불어와 내 머리를 흔들고 내게 남은 머릿카락 마저 내게서 멀어 질때 기도밖에 할 수 없었다. 그들은 나와 같지 않기를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