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장난 시계

Ddoll 2025. 4. 10. 11:57

약속 시간에 늦어 버렸어.

시간과 약속은 항상 붙어다니지.

이상할건 없어, 어차피 시간이란 결국 모든 사람들의 약속이니까.

침 하나, 숫자 하나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약속들.
그리고 
시간에 쫓겨 숨고를 틈도 없이 
나를 더 바쁜 일상으로 밀어넣는 문. 

어느날,

갑자기 모든 시계가 고장나 버린다면 어떨까?

더 이상 쫓길 일 없이 편안할까?
느러지게 자면서 24시간에 맞춰진 틀이아닌 
나만의 시계를 돌려가며 

어떨때는 좀 느리게...
어떨때는 좀더 빠르게...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네.

다만,

나만의 시간 속에 그녀는 없겠지...
나만의 시간 속에 그곳은 없을꺼야...
추억도, 기억도, 함께할 이도

나만의 시간속엔 존재 하지 않을거야

만나고 싶어도 서로다른 시간속에 만날 수 없고
추억하고 싶어도 지금이 언제인지 알수 없으니까.

슬픔도 기쁨도 모두 
몇시 몇 분 몇초에 기록이 된다는 것.
지금은 2025년 4월 10일 오전 11시 57분 32초.
이것이 모두와 약속한 시간속에 기록이고 

결국 시간이란 상자안에 차곡 차곡 쌓아놓은 꺼내볼 수 있는 조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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