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4

# 인생이라는 술 상 앞에서

할 줄 아는 게 많다는 건 볼 줄 아는 것도 많다는 거고, 볼 줄 아는 게 많다는 건 느낄 줄 아는 것도 많다는 거지. 그래서 인생을 사는 순간순간이 채찍이고, 고통이며, 슬픔이자 아픔이야. 물론, 행복한 순간도 있었지.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면 정작 그때는 내가 행복한지 모르고 살아. 그냥 버티는 거야. 살아남기 바빠서. 그러다 한참 지나고 나서야 ‘아… 그때가 행복했었구나’ 싶은 거지. 하지만 그 깨달음은 항상 쓴술 한 잔과 함께 삼켜져. 그리고 눈앞에 놓인 건 말라 비틀어진 안주 한 접시뿐이야. 물을 붓는다 해도 다시 살아날 리 없는... 그래도 괜찮아. 이 안주와 술만 다 먹어버리면 또 다른 술상을 차릴 수 있으니까. 그때는, 진짜 웃으면서 맛있게, 즐겁게 식사하면 돼. “저번 건 너무 짜고 쓰더라..

2025.04.17

# 게임속 현실

현실이 게임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어? 가끔 뭔가 하려다, 갑자기 멈칫하며 드는 생각 있잖아. "어?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이게 맞나?" 그게 그냥 내 마음의 소리일까? 만약 현실이 게임이라면 말이야. 그 순간은, 유저가 이미 마우스를 눌렀고, 나는 그대로 행동을 시작한 거야. 근데 그때, 유저가 당황하며 외치는 거지. "어? 이게 아닌데…" 그 짧은 소리의 파장이, 의식이라는 이름으로 나에게 투영된 건 아닐까. 나는 캐릭터일 뿐이고, 그 짧은 멈칫은, 밖에서 날 조종하는 유저의 마음일지도 몰라.

2025.04.17

# 엘리베이터

- 문이 닫힙니다. - 조그만 상자 속에 몸을 싣고아래로 좀 더 아래로 낯선 공간 낯선 사람몇 분 안되는 짧은 시간안으로 밖으로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에내가 갈 곳과 같음을 알고누르지 않았다.이미 들어온 빨간불 1층에서 많은 사람이 내렸다.점점 더 지하로 내려간다.밑으로 더욱 밑으로 많은 사람들이 내린 덕에 오래 걸리지 않았다.이곳까지 오는 데는. 눈앞에 문이 열리고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나에게 건네는 한마디 희망을 뒤로한 채 - 올라갑니다. -

2025.04.14

# 집으로 가는 길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한 밤이었어.  구름까지 껴서 전혀 앞을 볼 수 없었지. 내가 지금 어딜 걷고 있는건지 어디까지 왔는지 전혀 알수 없는 상태로 걷고 또 걸었지. 이유는 없었어.  그냥 집에가서 쉬고 싶었거든.  그렇게 걷다보니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나뭇가지에 긁혀 찢어지고 걷고 걷다 앞을 바라봤을때 어둠끝에 희미한 불빛 하나가 보이더라.  '저기다!' 어디서 나온 확신이었을까? 우리집에서 나온 불빛이라고 확신한 나는 뛰기 시작했어.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여전히 작은 불빛말고는 보이지 않지만 그 불빛이 세어나오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뛰었어. 불빛에 다다랏을때.  역시 우리집이 맞았어.  드디어 도착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는 웃으며 현관을 열었지.  '꼴이 이게 뭐야?'  여기저..

2025.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