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어가는 국 그릇

Ddoll 2025. 4. 28. 09:44

발밑에 뜨거운 불을 두고
그 고통을 참아가며

너무 과하면 넘쳐 버릴까
너무 버티면 사라져 버릴까

적당히, 
그러나 완벽하게

그 모순적인 상황에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싸움을 하며

수천번을 속으로 외치고 자신을 다그친 끝에
결국 그렇게 끓어 올랐으리라.

발밑에 불은 꺼지고
오색찬란한 식탁위에서

더이상은 뜨겁지 않고
화려함과 편안함에 익숙해져

뜨거운 한숨을 내쉬며
이제야 한껏 풀어진다.

점점 식어가는 자신은
끝끝내 알아채지 못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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