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 6

# 시작이 반이다 (부제 :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뭐라고 써야 할지수십 번을 쓰고 또 지웠다. 머릿속엔 이미결말까지 그려놓았건만 첫 문장을 뭐라 할지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내뱉은 한숨과 함께펜을 내려놓았다. 시작이 절반이다우선 시작부터 해라 살면서 수없이 들어온아직도 공감할 수 없는 그 말 다시 생각해 보면 절반이나 간다는 그 시작이얼마나 많은 용기와 결심을 필요로 했는지 절반까지 왔다는 그 사실이얼마나 많은 노력을 필요로 했는지 시작을 겁내는 이들에게 얼마나 큰 부담을 줬는지 그들은 알고 있을까조금 늦어도 돼조금 힘들어해도 돼조급해하지 않아도 돼시작은, 원래 제일 힘들어 그리고, 잘하고 있어 시작하려는 이들은시작을 포기하려는 이들은 진심 어린 격려와 응원에다시 펜을 쥘지도 모른다

2025.05.15

# 귀신

매일밤 찾아온다떠나지 못하는 자 가슴에 한이 많아 자신의 죽음조차 부정하며 떠나길 거부하는 자 나 좀 도와 달라고나 좀 이해해 달라고 듣지 못할 함성을갈라진 목으로 수도 없이 내뱉었으리라 여기 있다고여기 있었다고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감당하기 어려웠으리라 함께 했던 이들이 울고 웃던 이들이 두려움과 무서움에 떨어가며이제는 자신을 밀어내려는그들을 바라보며 서러움과 슬픔에 목이 메어그 함성은 흐느낌으로 변해갔으리라 그래도 누군가는 이해해 주지 않을까막연한 기대에 오늘도 그곳에서 오늘도 누군가의 꿈에서그는 외로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생전의 그때를 추억하며

2025.05.13

# 인간은 불행해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이나 저명한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인간의 불행은 자신과 남을 비교하는데 있다. 비교를 하지 않으면 행복은 가까운데 있다. 라고 애기하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달라. 그 사람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인간은 불행해야해. 나보다 나은 사람들과 내처지를 비교함으로써 비관하고, 아파하고, 생각하고. 그래야 내가 더 나아갈수 있는 원동력이되고 그게 더 나아가서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지 않을까? 불행이라는건 단순히 내가 힘들고 아픈것 만을 애기하진 않아. 내가 그들보다 가지지 못한것, 내가 그들보다 느끼지 못한것, 내가 절실히 원하지만 이루워 지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을 갈구하고 안타까워하고, 슬퍼하며 해답을 찾아 나가는것이 불행이라고 생각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모든게 풍족한 상황에서 사람은 ..

2025.05.12

# 쓰레기통

우연히 들린 매장에서예쁜 쓰레기통을 구매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맘에 쏙 드는 색감에 바라보고만 있어도 입 꼬리는 내려올 줄 몰랐다. 오염이라도 될까비닐을 씌웠다. 이물질이 묻어 냄새라도 풍길까 쓰레기 하나 버리기도조심스러웠다. 바쁜 일상 속에늘 그 자리에 있어 그렇게 익숙해졌나 보다.그렇게 무뎌졌나 보다. 어느덧 가득 찬 쓰레기통 냄새가 올라오고벌레가 꼬여가도 다음에... 피곤함과 귀찮음에치우기를 또 미룬다. 그렇게 방치됐다.그렇게 썩어갔다. 쓰레기를 치워도비닐을 바꾸어도물에 씻어도 처음 그때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저 한 곳에서 자신에게서 멀어지는나를 바라보며 자신을 돌아봐 주길 기다리던 쓰레기통은 내 흔적들을 품에 안은채그렇게 함께 썩어갔다.

2025.05.09

# 그림자

화창한 아침 발밑에 드리운 그림자 하나 내가 그리 좋은지 우스꽝스런 모습도 마다 않고 나를 따라한다. 내가 가는 곳 내가 있는 곳 지치지도 않는지 나를 따라다닌다. 지친 하루를 마치고 숨어버린 햇살에 그림자는 기지개를 쭈욱 뻗는다. 좀더 같이 있으면 안될까? 헤어지기 그리도 싫은지 내 발을 붙잡으며 길게 늘어진다. 어두어진 저녁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더이상 그림자가 보이지 않음에 쓸쓸한 마음이 커져간다. 골목 어귀를 돌았을때 희미하게 비추는 가로등에 그림자는 다시 모습을 내보인다. 벌써 나를 잊은건 아니겠지? 보고싶어 돌아왔어. 사라진 줄 알았던 그림자 반가움과 안도감에 웃으며 말을 건넨다. 너 거기 있었구나?

2025.05.08

# 주인 잃은 배

갈곳을 잃었다. 망망대해로 호기롭게 출항 하던 그 위상은 바람에 찢겨진 돛과 이미 지쳐버린 선원들로 이미 사라져 버린지 오래 고인 물을 퍼내려는자 찢어진 돛을 부여잡고 우는자 그리고 키를 잡은 선장 수 많은 항해속에서 그는 이미 느겼으리라 이 배는 더이상 가망이 없음을 점점 가라앉는 배를 보며 시린 한숨을 내 뱉었을때 실날같은 희망도 더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이렇게 죽는 법은 없다며 바다로 뛰어든 선장 선원들은 점점 멀어져 가는 선장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다. - 이번 항해는 수백번의 항해 경험이 있는 나를 믿고... - 선장이 항해전 했던 말이었다.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 더이상 버텨줄 이가 없다. 그를 믿고 배에 몸을 실은 선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그렇게... 그렇게... 바..

202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