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 2

# 그림자

화창한 아침 발밑에 드리운 그림자 하나 내가 그리 좋은지 우스꽝스런 모습도 마다 않고 나를 따라한다. 내가 가는 곳 내가 있는 곳 지치지도 않는지 나를 따라다닌다. 지친 하루를 마치고 숨어버린 햇살에 그림자는 기지개를 쭈욱 뻗는다. 좀더 같이 있으면 안될까? 헤어지기 그리도 싫은지 내 발을 붙잡으며 길게 늘어진다. 어두어진 저녁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더이상 그림자가 보이지 않음에 쓸쓸한 마음이 커져간다. 골목 어귀를 돌았을때 희미하게 비추는 가로등에 그림자는 다시 모습을 내보인다. 벌써 나를 잊은건 아니겠지? 보고싶어 돌아왔어. 사라진 줄 알았던 그림자 반가움과 안도감에 웃으며 말을 건넨다. 너 거기 있었구나?

15:42:25

# 주인 잃은 배

갈곳을 잃었다. 망망대해로 호기롭게 출항 하던 그 위상은 바람에 찢겨진 돛과 이미 지쳐버린 선원들로 이미 사라져 버린지 오래 고인 물을 퍼내려는자 찢어진 돛을 부여잡고 우는자 그리고 키를 잡은 선장 수 많은 항해속에서 그는 이미 느겼으리라 이 배는 더이상 가망이 없음을 점점 가라앉는 배를 보며 시린 한숨을 내 뱉었을때 실날같은 희망도 더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이렇게 죽는 법은 없다며 바다로 뛰어든 선장 선원들은 점점 멀어져 가는 선장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다. - 이번 항해는 수백번의 항해 경험이 있는 나를 믿고... - 선장이 항해전 했던 말이었다.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 더이상 버텨줄 이가 없다. 그를 믿고 배에 몸을 실은 선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그렇게... 그렇게... 바..

202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