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 잃은 배

Ddoll 2025. 5. 7. 16:45

갈곳을 잃었다. 
망망대해로 호기롭게
출항 하던 그 위상은

바람에 찢겨진 돛과
이미 지쳐버린 선원들로
이미 사라져 버린지 오래

고인 물을 퍼내려는자
찢어진 돛을 부여잡고 우는자
그리고
키를 잡은 선장

수 많은 항해속에서
그는 이미 느겼으리라
이 배는 더이상 가망이 없음을

점점 가라앉는 배를 보며
시린 한숨을 내 뱉었을때
실날같은 희망도 
더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이렇게 죽는 법은 없다며
바다로 뛰어든 선장

선원들은

점점 멀어져 가는 선장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다.

- 이번 항해는 수백번의 항해 경험이 있는 나를 믿고... - 
선장이 항해전 했던 말이었다.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
더이상 버텨줄 이가 없다. 

그를 믿고 배에 몸을 실은 선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그렇게... 그렇게...
바다 품에 안겨
서서히 잠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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