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을 잃었다.
망망대해로 호기롭게
출항 하던 그 위상은
바람에 찢겨진 돛과
이미 지쳐버린 선원들로
이미 사라져 버린지 오래
고인 물을 퍼내려는자
찢어진 돛을 부여잡고 우는자
그리고
키를 잡은 선장
수 많은 항해속에서
그는 이미 느겼으리라
이 배는 더이상 가망이 없음을
점점 가라앉는 배를 보며
시린 한숨을 내 뱉었을때
실날같은 희망도
더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이렇게 죽는 법은 없다며
바다로 뛰어든 선장
선원들은
점점 멀어져 가는 선장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다.
- 이번 항해는 수백번의 항해 경험이 있는 나를 믿고... -
선장이 항해전 했던 말이었다.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
더이상 버텨줄 이가 없다.
그를 믿고 배에 몸을 실은 선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그렇게... 그렇게...
바다 품에 안겨
서서히 잠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