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버려진
찢겨진 영수증 하나.
이제는 나의 것이라는
증명임에도 불구하고
덩그러니 버려진
영수증 하나.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
그 사람이 즐거워했던 곳
그 사람이 있었던 곳
모든 걸 몸에 세겨넣으며,
하나하나 기록했으리라.
초라한 모습이 화려함에 비교되어
말조차 건네지 못한 채
멀어져 가는 뒷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그렇게 찢겨져 갔으리라
아프단 소리조차
나도 데려가 달라는
하소연 조차 하지 못하고
이곳에 홀로 남아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잠시나마 그의 것이었던
그 순간을 추억하는 것뿐
서서히 지워져 가는
잉크를 아쉬워하며
점점 번져가는
기억에 목 놓아 우는
버려진 영수증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