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익어야 제맛이지
오래될수록 그 맛이 깊어진다.
처음에 밋밋했던 그 맛이
오랜시간 숙성을 거쳐
누구에게도 꺼내지지 않으면
그때야 비로소 묵은지가 된다.
그런데
나중에 꺼내자
지금은 꺼낼 때가 아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어리석은 마음에
그렇게 계속 기다리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게되면
그때부터 김치는
썩어 들어가기 시작한다.
슬슬 골무지가 피고
악취가 진동한다.
더이상은 먹지 못하는
묵은지에서 썩은 김치로
그렇게 변해간다.
- 미안해 -
그때 못한 내말처럼
다신꺼내지 못할
썩어버린 내 울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