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

Ddoll 2025. 4. 23. 09:23

김치는 익어야 제맛이지
오래될수록 그 맛이 깊어진다.

처음에 밋밋했던 그 맛이
오랜시간 숙성을 거쳐

누구에게도 꺼내지지 않으면
그때야 비로소 묵은지가 된다.

그런데

나중에 꺼내자
지금은 꺼낼 때가 아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어리석은 마음에 
그렇게 계속 기다리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게되면

그때부터 김치는
썩어 들어가기 시작한다.

슬슬 골무지가 피고
악취가 진동한다.

더이상은 먹지 못하는
묵은지에서 썩은 김치로

그렇게 변해간다.

- 미안해 -

그때 못한 내말처럼
다신꺼내지 못할 
썩어버린 내 울음처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버려진 영수증  (0) 2025.04.25
# 교통체증  (0) 2025.04.24
# 비밀번호  (0) 2025.04.22
# 왜 혼자야?  (0) 2025.04.21
# 죽음에 대하여 (부제 : 나의 묘비명) - Ver.Coder  (0) 2025.04.21